지난주 보리가 아프다는 친정엄마의 전화

기침하길래 감기인줄 알았는데 밤새 숨을 가쁘게 쉬어

동물병원에 갔더니 심장이 안좋단다.

상당한 병원비와 일주일치 약을 받아왔다고ㅜ

평생 약먹어야 한다는데 벌써부터 걱정됩니다.


저번에 갔을때 재채기할때 엄마가 얘 감기걸렸어 하길래

그렇구나 개랑 사람은 바이러스 달라서 안옮는다며

대수롭게 넘겼던 내가 너무 무지했다.. 

12년을 산 강아지 건강을 대수로이 넘기다니..ㅜㅜ





2016년 4월 이때만 해도 밥먹을때 항상 뭐 떨어지나 

밥상주위를 맴돌던 활기찬 아이였는데ㅜ






우리보리 많이 늙었구나

살도 많이 찌고 쳐지고 중간중간 지방도 많이 끼고

그래도 뭐 요즘 시츄 오래산다던데 가슴아픈 일은 먼먼 나중일 같아서 걱정도 안했어요


아프다는 전화받고 엄마한텐 잠결에 담담하게 어쩌냐 얘기했고

신랑한테 보리가 아프다는데 에고 어떻해 무미건조하게 말하니

신랑이 그러게 이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나 하고 무심히 던진 말한마디에

갑자기 눈물이 나서 화장실가서 펑펑 울어버렸어요..






며칠지나 전화했더니 밥도 안먹고 누워만 있는다고

밥을 먹어야 수술을 시키든지 할텐데 어쩌냐고 엄마가 많이 우시드라구요. 

이럴줄 알았으면 괜히 데려왔나봐요.

잠깐이라도 나중에 헤어질 생각을 해보니까 너무 마음이 아파서요..

보리야 항상 우리집에 있는애라 나이먹는다는 생각 별로 해보지 못했어요.

너무 이기적으로 데려온거 같아요.. 

오빠랑 제가 적극적으로 개키우자고 엄마한테 졸랐었는데,,

막상 말없이 시츄 데려왔다고 난 포메 키우고 싶었는데 이랬는데 ㅎㅎㅜㅜ


오늘 전화하니까 그래도 며칠 밥 잘먹었다고 해서 그나마 위안이 되네요.

슬픈것도 잠시 한 열흘 지나니까 또 이렇게 평정심이 오네요.

제가 그렇죠 뭐

저는 직접 보지 않으니까 그만큼 부담감이 덜하기도 하구요.


엄마가 주위에 보리 데려왔을때쯤 키우기 시작했던 강아지들 물어보니까 

다들 무지개다리 건넜다고 해요. 안락사 시켰다고도 하고.

엄마는 2년만 더 살아줬음 좋겠다고 하세요..

보리가 제발 건강했음 좋겠어요.

놀러갔을때 이불에서 개비린내 난다고 구박안하고 

새벽에 똥싼거 치울때도 불평 안할테니

밥잘먹고 고통스럽지 않게 남은 시간을 행복했으면..






'dog_Bori'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랜만에 만난 개보리 5월22일  (0) 2016.06.09
10살 넘은 우리 보리일기  (0) 2015.06.17

+ Recent posts